간암은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초기에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립니다.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증이 주요 원인이며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합니다.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하며 병기에 따라 절제술, 고주파열치료, 간이식, 화학색전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됩니다. 위험군에 속한다면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입니다.
간암이란 무엇인가
간암은 간에서 일차적으로 발생한 원발성 악성 종양을 의미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간세포암종(Hepatocellular Carcinoma)은 간을 이루고 있는 간세포에서 생겨난 악성 종양을 말하며, 간암의 약 90%를 차지합니다. 나머지 약 10%는 담관세포암이며, 그 외 극히 일부가 기타 암에 해당합니다. 간암은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암이 자라는 속도가 빠르며, 주요 혈관을 타고 전이가 잘 되는 특성을 가진 악명 높은 암입니다.
간은 우리 몸에서 단백질 합성, 영양소 저장과 분비, 면역기능, 해독작용, 비타민 합성 등 수많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장기입니다. 간암 환자들은 오랫동안 만성 간 질환을 앓으면서 간 기능이 망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간암은 암의 진행 정도와 간 기능을 모두 고려해 다른 암과는 다르게 병기를 구분합니다.
간암의 발생 현황
간암은 전 세계적으로 6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자 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 동남아시아, 중국, 아프리카 등지에서 발생률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위, 갑상선, 대장, 폐에 이어 5번째로 흔한 암이지만, 사망률로 보면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암입니다. 특히 40~50대 남성에게서는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매우 심각한 질환입니다. 간암 환자의 약 80%가 남성인데, 이는 원인 질환에 술, 스트레스, 과로와 같은 생활습관 문제, 남성 호르몬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간암의 증상
간암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증상이 있더라도 간암은 기존에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간암의 증상과 기존 질환의 증상이 혼동되어 간암이 생겨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간암의 증상
- 피로감
- 전신 쇠약감
- 소화 불량
- 상복부(오른쪽 윗배)에 느껴지는 뻐근함
- 체중 감소
- 식욕 부진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간암을 알아채기는 쉽지 않습니다.
진행된 간암의 증상
- 복수(배에 물이 차는 현상)
- 심한 체중 감소
- 황달(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함)
- 우상복부의 통증
- 만져지는 덩어리
- 기존 간질환의 갑작스러운 악화
간암의 원인
간암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만성 B형 간염과 C형 간염, 간경변증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 전체 간암 환자의 65-70%는 B형 간염을 갖고 있을 정도로 B형 간염은 간암의 주요 원인입니다.
B형 간염
B형 간염은 주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염됩니다. 영유아기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로 국내 B형 간염 발생률은 줄어들고 있지만, 50대 이상에서는 B형 간염 보균자가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이는 과거에 모체 수직 간염, 즉 태어날 때 이미 어머니로부터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곧바로 감염된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C형 간염
C형 간염도 간암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C형 간염은 주로 오염된 주사기 사용, 수혈, 문신, 피어싱 등을 통해 전파됩니다.
간경변증
간염 바이러스가 정상 간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일종의 발암 요인으로 작용해서 간경변증 없이 곧바로 간암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간에 염증이 먼저 발생하고, 반복적인 염증과 재생으로 인해 간이 섬유화되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되었다가 간암에 이르는 단계적인 과정을 거칩니다.
기타 원인
- 알코올성 간 질환: 과도한 음주는 간경변증을 유발하고 간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관련된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간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아플라톡신: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에 오염된 음식을 장기간 섭취하면 간암 위험이 증가합니다.
- 유전적 요인: 간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간암의 진단
간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의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한간학회와 국립암센터는 다음과 같은 경우 간암이 생길 위험이 특히 높으므로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간암 고위험군
- 남자 30세, 여자 40세 이상으로 다음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
- B형 간염 보균자
- C형 간염 보균자
- 간경변증 환자
- 만성 간질환 환자
- 간암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
간암 검사 방법
- 혈액검사: 알파태아단백(AFP) 수치를 확인하는 종양표지자 검사
- 영상검사:
- 복부 초음파: 가장 기본적인 검사 방법
- CT(컴퓨터단층촬영): 간의 구조를 더 자세히 볼 수 있음
- MRI(자기공명영상): 작은 병변까지 확인 가능
심한 간경변증이 동반된 간은 간 손상과 재생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절이 많기 때문에 초음파만으로는 암과 구별이 어려울 수 있어서 MRI나 CT가 활용되기도 합니다.
간암 진단 기준
영상검사(CT, MRI) 소견과 알파태아단백 혈액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간암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영상검사와 혈액검사로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통해 간암을 확진하게 됩니다.
간암의 병기 구분
간암은 암의 진행 정도와 간 기능을 모두 고려해 다른 암과 달리 초기, 중간, 진행성 병기로 나뉩니다.
초기 간암(1기)
- 종양이 3개 미만이면서 가장 큰 덩어리의 크기가 3cm 이하인 경우
- 2cm 이하의 암이 간에 1개 발생했을 경우를 1기라고 함
중간 병기(2-3기)
- 암 덩어리가 3개 이상이지만 간 내부 혈관 침윤이나 전이가 없는 경우
진행성 병기(4기)
- 혈관 침윤이나 전이가 나타난 경우
간암의 치료
간암 치료는 암의 병기와 환자의 간 기능 상태,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합니다. 초기에 발견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지만, 간암은 5년 내 재발률이 60%에 이를 정도로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면밀한 치료 전략이 필요합니다.
초기 간암 치료
- 간절제술(수술): 암이 있는 부분을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간 기능에 문제가 없어서 절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의 15%에 불과합니다.
- 고주파 열치료: 초음파로 종양의 위치를 확인하고 주삿바늘을 꽂은 다음 고주파로 열을 발생시켜 암을 태워버리는 방법입니다. 초기 간암이지만 간 기능이 다소 떨어져서 수술의 위험성이 큰 환자에게 시행합니다.
- 간이식 수술: 간 기능이 심하게 떨어져서 다른 치료를 시도하기 어려운 초기 간암 환자는 간이식 수술의 대상이 됩니다.
중간 병기 간암 치료
- 간동맥 화학색전술: 대퇴동맥을 통해 도관을 넣어 간동맥에 위치시킨 다음 약물을 주입해서 암세포에 혈액과 영양 공급을 차단해 암을 괴사시키는 방법입니다. 이후 경과를 살펴 암이 괴사된 정도에 따라 반복적으로 색전술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를 이용한 약물치료
- 방사선치료
진행성 병기 간암 치료
- 약물치료: 전통적인 항암제는 간암에서 별 효과가 없었던 반면, 최근 10-15년 사이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가 개발되면서 간암에서 약물을 이용한 전신치료의 개념이 도입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약 4-5명 가운데 1명 정도에서만 약물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다양한 신약 치료가 활발히 시도되고 있어서 향후 간암 생존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방사선항암 동시요법: 커다란 암 덩어리가 간문맥을 침범한 진행성 간암에서 치료 효과를 보이며, 진행성 간암 환자의 생존 기간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간암의 예방
간암 예방의 핵심은 간암이 생길 위험이 높은 집단에 속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간암 예방 방법
- B형 간염 예방: B형 간염 항체가 없는 사람은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해야 하며, 특히 신생아 접종은 필수적입니다.
- C형 간염 예방: 다른 사람과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 등을 같이 사용하지 않고,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하며, 문신이나 피어싱 시 위생적인 환경에서 시술받아야 합니다.
-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
- 지나친 음주 삼가: 과도한 음주는 간 손상을 일으켜 간경변증과 간암의 위험을 높입니다.
- 금연: 흡연은 간암을 포함한 여러 암의 위험 요소입니다.
-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운동은 간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 균형 잡힌 식단: 신선한 과일과 채소, 통곡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공식품과 지방이 많은 음식은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적정 체중 유지: 비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위험을 높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정기적인 검진: 만성 간질환 환자는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적으로 초음파와 혈액검사(알파태아단백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대한간학회/국립암센터 권고안에 따르면 고위험군은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간암 치료 후 관리
간암은 B형간염, C형간염 혹은 간경변증 등의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현재 간암에 대하여 완벽하게 치료하여 완치한다고 하여도 남아 있는 병든 간에서 다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간절제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다고 하여도 5년 내에 50-70% 정도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간암에 대하여 치료를 한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원인이 되는 만성 간질환(바이러스성 간염 등)을 잘 조절해야 하며, 특히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는 재발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결론
간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며, 우리나라에서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특히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증 등의 만성 간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간암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입니다.
간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B형 간염 백신 접종,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합니다. 초기에 발견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6개월마다 복부 초음파와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간암 치료는 병기와 간 기능에 따라 간절제술, 고주파 열치료, 간이식, 간동맥 화학색전술, 약물치료, 방사선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적용됩니다. 치료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원인 질환의 관리가 중요합니다.
간암은 심각한 질환이지만,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 꾸준한 관리를 통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과 정기적인 검진으로 간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