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은 탄저균(Bacillus anthracis)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전염성 질환으로, 피부형, 흡입형, 위장관형으로 구분됩니다. 국내에서는 위장관 감염이 가장 흔하며, 초식동물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탄저병의 원인, 증상, 진단,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탄저병이란 무엇인가
탄저병은 탄저균(Bacillus anthracis)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성 감염 질환입니다. '탄저(炭疽)'라는 이름은 '석탄 모양의 종기'라는 의미로, 피부형 탄저병의 특징적인 증상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 질병은 주로 초식동물에서 발생하지만, 사람이 감염된 동물을 다루거나 오염된 육류를 섭취하는 과정에서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입니다.
탄저병은 감염 경로에 따라 피부형 탄저병, 흡입형(호흡기) 탄저병, 위장관형 탄저병으로 구분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장관 감염이 가장 흔한 형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탄저병의 원인과 특성
탄저균의 특성
탄저균(Bacillus anthracis)은 그람 양성의 호기성 막대형 박테리아로, 아포를 형성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균은 편모와 운동성이 없으며, 생체 내에서는 아포를 형성하지 않지만 외부 환경에서는 아포를 형성합니다.
탄저균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매우 강한 환경 저항성입니다. 아포 상태의 탄저균은 토양 중에서 약 30년 이상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한 토양매개질병으로 분류됩니다. 이러한 강한 생존력 때문에 한번 오염된 지역은 장기간 위험 지역으로 남게 됩니다.
감염 경로
탄저병의 주요 감염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부 감염: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의 사체나 오염된 토양과 접촉하여 발생
- 위장관 감염: 감염된 동물의 고기를 날것으로 또는 충분히 조리하지 않고 섭취
- 호흡기 감염: 탄저균 포자를 흡입하여 발생 (자연 상태에서는 드물고, 주로 생물무기로 이용될 때 발생)
동물의 경우 주된 감염 경로는 탄저균에 오염된 토양이나 목초 등에 의한 경구감염이며, 상처를 통한 피부감염이나 호흡기 감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흡혈곤충, 오염된 수피, 수모, 골분 등도 감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탄저병의 증상
탄저병의 증상은 감염 경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피부형 탄저병
피부형 탄저병은 가장 흔한 형태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2,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노출 부위가 가렵고 부스럼이 생김
- 수포화를 거쳐 2~6일 이후에는 악성 농포가 형성
- 처음에는 감염 부위가 수침상으로 약간 움푹 들어간 원형 반점으로 나타남
- 진행되면 병반이 원형 내지 부정형의 겹무늬 증상으로 확대
치료하지 않을 경우 중증 패혈증과 뇌수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위장관형 탄저병
위장관형 탄저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형태로, 주로 감염된 동물의 고기를 날것으로 섭취하거나 충분히 조리하지 않고 섭취할 때 발생합니다.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열 및 심한 복통
- 혈액성 설사
- 구토
- 식욕 감퇴
위장관 감염 시 사망률이 25~60%에 달하며, 항생제가 질병 진행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패혈증 및 쇼크로 진행하여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흡입형(호흡기) 탄저병
흡입형 탄저병은 가장 치명적인 형태로,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주로 생물무기로 이용될 때 발생합니다.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초기에는 감기나 폐렴 같은 호흡기 감염의 일반적인 증상
- 독소에 의한 출혈성 흉부 임파선염 발생
- 호흡 곤란 및 흉통
- 3~5일 이내에 빠르게 호흡 부전 및 쇼크로 진행
흡입 탄저의 사망률은 거의 100%에 달하며, 항생제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물에서의 탄저병
탄저병은 소, 양, 산양, 말, 노새, 개 등 대부분의 포유동물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동물에서의 탄저병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잠복기: 1~5일
- 증상이 나타난 후 1-2시간 후 폐사하는 심급성형과 24시간 내에 폐사하는 급성형이 있음
- 갑작스런 발열, 호흡곤란, 심계항진, 침울, 천연공으로부터 출혈
- 식욕감퇴, 반추 및 비유의 중지
- 목, 가슴, 허리 등의 부위에 부종
- 혈변성 설사와 위장염 증상
폐사한 가축은 피하직의 부종, 피하직, 점막하 그리고 여러 장기의 출혈이 있고, 사후강직이 없으며 부패가 빠릅니다. 비장종대(2-5배 종창)가 특징적이며, 암적색의 혈액 응고부전, 각종 임파절에서 출혈성 종창 등이 관찰됩니다.
탄저병의 진단
탄저병은 임상증상만으로는 진단에 어려움이 있어, 병리해부소견 및 역학적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험실적 방법으로 진단합니다.
실험실 진단 방법
- 원인균 분리동정: 탄저병 진단의 기본 원칙으로, 감염된 조직이나 혈액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진단
- 생화학적 동정: 분리된 탄저 의심균에 대한 여러 가지 생화학적 검사
- 실험동물을 이용한 병원성 검사
- 탄저균의 침강소 혈청을 이용한 확인
- 혈청학적 검사: 주로 간접적으로 탄저병 감염 또는 감염 후 회복이나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
탄저병의 치료
탄저병은 매우 급성 경과를 취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항생제 치료
탄저병에 노출되면 바로 다음과 같은 항생제를 투여하여 치료합니다:
-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 페니실린(Penicillin)
동물에서 탄저병 발견 시 페니실린제제 등 항생제 치료로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으나, 매우 급성 경과를 취할 경우 감염된 동물에는 거의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동거축이나 주변 농가에 예방적 투여는 가능합니다.
탄저병의 예방
탄저병은 치명적인 질병이며 급성 경과를 취하기 때문에 치료보다는 예방에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백신 접종
우리나라는 탄저의 예방을 위해서 탄저-기종저 생균백신을 과거 탄저 발생이 있었던 상재지를 중심으로 매년 접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백신 접종으로 인해 1930년대까지 연간 약 500두에서 1,000두를 상회하던 발생빈도가 급격히 감소하여 1978년 이후에는 거의 발생이 없었습니다.
환경 관리 및 소독
탄저로 의심되는 환축을 발견할 경우에는 신속히 격리하고 관계 방역기관에 신고해야 합니다. 주위 환경이나 오염지역에 대해서는 탄저균의 아포까지 파괴할 수 있는 소독제를 사용하여 철저히 소독해야 합니다:
- 승홍(0.1%)
- 석탄산(5%)
- 가성소다(5%)
- 포르말린(10%)
- 요오드계 소독제
오염 물질 처리
탄저에 감염된 가축과 오염된 사료, 깔짚 등은 소각 또는 매몰하여 전염을 방지해야 합니다. 탄저병이 의심되는 동물 사체는 우선 혈액을 채취하여 탄저병의 유무를 확인하고 소각하거나 깊게 묻어야 합니다.
식품 안전
탄저병 포자는 10분 동안 충분히 끓여야 사멸하며, 자외선에 쪼여도 잘 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음식 섭취 시 충분히 끓여 먹도록 해야 합니다.
직업적 노출 주의
동물을 다루는 업무를 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양모, 모피, 뼈 등 기타 동물로부터 얻은 부속물은 다루기 전에 소독해야 합니다.
탄저병과 생물무기
탄저균은 병독성이 강해서 생물무기로 사용될 우려가 큰 미생물입니다. 2001년 미국에서 탄저균 백색가루가 들어있는 우편물을 통한 생물테러가 발생한 적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11명의 흡입 탄저 환자가 발생하여 5명이 사망했습니다.
국내 탄저병 발생 현황
우리나라 탄저병 발생은 1907년에 최초 공식보고가 있은 이후에 1930년대까지 연간 약 500두에서 1,000두를 상회하는 높은 발생빈도를 나타내었습니다. 이후 탄저-기종저 혼합백신 사용으로 급격히 발생이 감소되기 시작하여 1978년 이후에는 거의 발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1994년에 2두(경주 및 홍성 각 1두), 1995년 1두(홍성), 2000년 2두(창녕) 그리고 2008년 1두(영천)가 소에서 발생하였으며, 근년에는 매우 산발적인 발생을 보이고 있습니다. 발생 계절은 주로 여름철이며, 습도와 온도가 높을 경우 그리고 우기에 흔히 발생합니다.
결론
탄저병은 탄저균(Bacillus anthracis)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전염성 질환으로, 피부형, 흡입형, 위장관형으로 구분됩니다. 국내에서는 위장관 감염이 가장 흔하며, 주로 초식동물에서 발생하지만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탄저균은 아포를 형성하여 토양 중에서 3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 강한 환경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 한번 오염된 지역은 장기간 위험 지역으로 남게 됩니다. 따라서 탄저병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며, 백신 접종과 철저한 환경 관리 및 소독이 필요합니다.
또한 탄저균은 병독성이 강해 생물무기로 사용될 우려가 큰 미생물이므로, 국가적 차원의 감시와 대비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탄저-기종저 혼합백신 사용으로 발생이 크게 감소했으나, 여전히 산발적인 발생이 보고되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탄저병은 사람 간에 전염될 수 있나요?
A1: 일반적으로 탄저병은 사람 간에 전염되지 않습니다. 주로 감염된 동물이나 동물 제품, 오염된 토양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됩니다.
Q2: 탄저병 예방 백신은 일반인도 맞을 수 있나요?
A2: 일반적으로 탄저병 예방 백신은 위험 직업군(수의사, 축산업 종사자, 실험실 근무자 등)에게만 제공됩니다. 국내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탄저병 예방 백신은 판매되지 않습니다.
Q3: 탄저병에 감염된 동물의 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으면 안전한가요?
A3: 탄저병 포자는 10분 동안 충분히 끓여야 사멸합니다. 그러나 탄저병에 감염된 동물의 고기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감염된 동물은 적절히 처리(소각 또는 매몰)해야 합니다.
Q4: 탄저병의 잠복기는 얼마나 되나요?
A4: 탄저병의 잠복기는 감염 경로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피부 탄저병은 1
7일, 위장관 탄저병은 1
6일, 흡입 탄저병은 1
60일의 잠복기를 가집니다. 동물에서는 보통 1
5일의 잠복기를 가집니다.
Q5: 탄저병이 의심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5: 탄저병이 의심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동물에서 탄저병이 의심될 경우에는 신속히 격리하고 관계 방역기관에 신고해야 합니다.